지난 6월 29일부터 7월 3일까지 진행되는 K-뮤지컬국제마켓 현장에 다녀왔다. K-뮤지컬국제마켓은 다양한 국내 창작 작품이 해외 진출 및 투자를 진행하기 전 선보이는 다양한 공연을 접할 수 있는 기회의 장같은 곳이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문가들의 강연을 통해 각종 뮤지컬 관련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도 마련이 되었었다.
다양한 부대 행사들 중 에디터는 국내 창작 뮤지컬을 40분정도 압축해서 미리 볼 수 있는 <뮤지컬 쇼케이스> 프로그램 현장에 다녀왔다. 뮤지컬 쇼케이스는 코엑스 아티움 우리은행홀에서 진행되었다. 추후 선정된 작품은 실제 영국 런던으로 진출하여 공연을 올린다고 한다. 국내 창작 작품이 해외 관객들까지 사로잡을 생각에 공연을 좋아하는 한 관객으로서 보람을 느꼈다.
에디터는 다양한 작품들을 관람하기 위해 해당 공연장을 방문했던 경험이 다수 있었다. 그래서 공연장 오는 길이 정말 익숙했었고 설레는 마음을 가지고 힘찬 발걸음과 함께 공연장으로
향했다.
공연장 올라가는 길, Photo by Jihyun Nam
공연장 바로 지하가 코엑스몰(Coex mall)이여서 구경하면서 대기 시간을 보내 심심하지 않게 시간을 보냈다. 코엑스에는 별마당 도서관부터 시작해 각종 쇼핑몰, 영화관, 아쿠아리움 등 다양한 부대 시설이 위치하고 있다. 추후에 코엑스아티움 공연장에 방문을 할 기회가 있다면 동시에 코엑스몰도 돌아보고 오는 것을 추천한다.
뮤지컬 <소란스러운 나의 서림에서> 캐스팅 보드, 코엑스아티움 우리은행홀, 6월 29일, 이모셔널씨어터(emotional theatre)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1부 공연 종료 시각에 맞춰 공연장에 돌아왔다. 공연장 입장은 공연 시작 10분전부터 시작되었다.
공연장에 입장하고 나서는 모든 사진 및 영상 촬영이 금지되기 때문에 글로 최대한 상세한 설명을 해볼까 한다.
우선 공연장에 입장하면 큰 화면 스크린이 무대를 압도한다. 이 스크린에서는 전반적인 공연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배경과 외국인 관객들을 위한 '번역 자막' 시스템이 가동되었다. 또한, 무대는 '리딩공연' 형태로 진행되었으며 공연 속에서 필요한 간단한 소품들과 의자 두개, 그리고 <소란스러운 나의 서림에서>에서 나오는 작은 테이블 두개가 양쪽에 위치하고 있었다.
뮤지컬 <소란스러운 나의 서림에서> 프롤로그 (참고 : NOL티켓 홈페이지)
"나의 오늘은 너의 내일. 짐작할 수 없는 시간들이 오래된 책을 타고 낮과 밤처럼 우리 사이에 이어지고 있어."
어두운 시대를 지나며 자유를 꿈꾸고 있는 1940년의 '양희'와 1980년의 '해준'.
우연히 '아시타 서림'에서 발견한 책 한권으로 소통을 하게 되고, 두 사람 사이에 40년이라는 시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두 사람은 서로의 세상을 궁금해하며 시간을 쌓아가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해준은 실패로 기록된 거사에 양희가 가담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등장인물
1940년, '양희'
'아시타 서림'을 운영하는 주인이다. 그녀의 꿈은 여자라서,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억압받지 않고 자유롭게 글을 쓰는 것이다. 일제강점기 및 민족말살정책으로 인한 황국인민서사 암송 및 창씨 개명을 강제로 해야하던 시대에, 일본군의 감시로부터 자유롭기 위해 서림 이름을 일본어로 바꾸어가며 비밀리에 독립군에게 자금을 대고 있다.
어느 날, 우연히 서림에서 발견한 책 한권을 통해 '해준'을 만나게 되고 그를 통해 다시 한번 자유가 있는 미래를 꿈꾸게 된다.
1980년, '해준'
해준은 기자를 꿈꾸는 기자이다. 그러나 자유를 외치며 독재정권에 대항하다 눈 앞에서 숨진 '나라'를 목격하고 세상과 단절된 채 지낸다.
우연히 찾은 서림에서 책 한 권을 발견하고 '양희'를 만나며 희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던 그의 삶에 대해서 되돌아본다.
서림이라는 공간은 결국 억압에서 벗어난 두 인물이 자유롭게 자신만의 이야기를 털 수 있는 하나의 '아지트' 같은 존재로 다가온다.
그리고 책 속 글을 통해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자유롭게 풀어내며 당시 시대 상황 및 사람들의 노력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뮤지컬 <소란스러운 나의 서림에서> 무대 사진, et theatre 1 , 이모셔널씨어터(emotional theatre)
실제 공연은 약 90분 정도 소요되지만, 쇼케이스로 진행되는 특성상 40분 안에 특정 장면만 압축해서 선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토리 내용이 탄탄하고, 기승전결이 순조롭게 흘러가서 마치 실제 공연의 전반적인 작품을 다 본 듯한 느낌을 받았다. '양희'와 '해준'이 첫 서림에 들어서는 장면부터, 두 사람이 처음 존재를 각인한 장면, 두 사람 사이에 40년이라는 시간이 존재 한다는 것, 미래의 '해준'이 실패한 거사에 대한 기사를 찾아보는데 알고보니 '양희'와 연관이 되어있어 역사를 바꾸려고 시도하는 것 그리고 두 사람이 맞는 결말까지.
1940년 일제의 억압 속 살아가는 '양희'와 1980년 똑같이 정부의 억압 속 살아가는 '해준'의 배경이 실제 한국 역사에서 잊으면 안되는 사건들을 모티브해서 그런지, 당시 희생해야했던 사람들, 그리고 이런 사실들을 지켜내려고 했던 사람들의 피, 땀, 눈물이 이야기 속에 잘 녹아든 것 같았다. 누군가에게는 단순히 흘러가는 역사 속 한 사건일지 몰라도, 이런 사람들의 수고와 노력이 있었기에 우리가 이런 시대에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수 많은 장면 및 넘버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해준'이 중요한 거사를 앞둔 '양희'를 지키기 위해 거사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혼자 독백하며 메세지를 전단하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장면이였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는 말을 두 인물이 동시에 외치지만, 두 인물이 가진 메세지의 의미가 다른 것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해준'은 거사에 대한 기록이 실패로 남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입장이였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양희'를 지키고 싶었고, 반대로 '양희'는 미래의 사람들이 해피엔딩을 맞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거사를 치를 준비를 하러 간다. 결국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만, 이해하지 못하는 상반된 장면이 잘 드러나는 장면이였다.
결국 '양희'는 거사를 치르러 거사 현장으로 나아가게 되고, 그렇게 거사 실패 후 체포되어 극심한 고문 끝에 옥고를 치르고 만다. 비록 거사는 실패로 끝났지만, 이런 '양희'의 희생을 '해준'이 기록을 잘 남기게 하기 위하여 책에다 글을 쓰게 되고 그러면서 '소란스러운 나의 서림에서' 라는 대사를 끝으로 극은 막을 내리게 된다.
서로 다른 시대에 살고 있지만, '책'이라는 수단을 통해서 서로 소통하고 이해하며, 아픔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내는 모습이 인상적으로 다가오는 공연이였다.
그래서 더더욱 전체적인 공연이 보고싶어졌다. 실제 무대는 '서림'을 재연함으로써 더 가까이 다가올 것 같았다. 그리고 아까 스크린을 통해서 영어, 중국어, 일본어 자막을 통해서 자막을 송출한다고 글을 적었는데 영어를 전공하는 에디터 입장에서는 대사를 듣고 자막을 대조하면서 '이런 대사는 이런식으로 번역을 했구나" 비교하면서 이런 부분들이 흥미롭게 다가오기도 했다.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 까지도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의 노력과 수고를 누구보다 잘 전달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국내 작품의 홍보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국내 역사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각인을 시켜주게 되는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K-뮤지컬국제마켓을 직접 취재하러 다녀와서 우리나라 공연의 인기가 나날히 갈수록 늘고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특히 외국인 관객들이 많았던 점이 인상깊었다.
앞으로 국내를 넘어 해외 관객들까지 매료시킬 수 있는 작품들이 많이 탄생되길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