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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마우스피스> - "이 다음에 일어날 일은..."

Minji Ku

Minji Ku

2026. 07. 10 16:52Views 9


연극 <마우스피스> 포스터, 예스24아트원 2관. ©연극열전
연극 <마우스피스> 포스터, 예스24아트원 2관. ©연극열전



러닝타임: 100분

기간: 2026.04.04.(토) - 2026.06.21.(일)

장소: 예스24아트원 2관

출연진: 김여진, 우정원, 김정 / 전성우, 이재균, 문유강

 


연극 <마우스피스> 공연 장면, 예스24아트원 2관. ©연극열전
연극 <마우스피스> 공연 장면, 예스24아트원 2관. ©연극열전



연극 마우스피스는 내가 공연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꾸어 놓은 작품이다. 이 작품이 특별했던 이유는 단순히 재미있거나 완성도가 높았기 때문이 아니라, 공연이 끝난 뒤에도 오랫동안 답을 내릴 수 없는 질문들을 남겼기 때문이다. 작품은 예술과 윤리, 창작과 재현, 그리고 문화예술의 접근성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관객을 끊임없이 고민하게 만든다.

 

극을 보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현실과 창작의 경계가 흐려지는 방식이었다. 작품 속 리비는 데클란의 삶을 소재로 글을 쓰고 공연을 만든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어디까지가 데클란의 현실이고 어디부터가 리비의 해석인지 구분하기 어려워진다. 리비가 데클란의 말투와 표현을 따라 하던 순간부터였을까. 결말을 두고 두 사람이 충돌하던 순간이었을까. 혹은 극장에서 다시 마주하는 마지막 장면이었을까. 어쩌면 관객이 보고 있는 이야기 전체가 이미 리비의 창작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이러한 모호함은 단순한 장치가 아니라, 누군가의 삶을 예술로 옮기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왜곡과 해석의 문제를 드러낸다.

 

이 작품은 예술이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그 과정이 항상 윤리적인 것은 아니라는 점도 꼬집는다. 실제 인물의 삶이 극적인 효과를 위해 재구성될 때 우리는 그 사람을 이해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소비하고 있는 것일까. 관객은 데클란의 이야기에 감동하고 공감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감동이 누군가의 고통을 재료로 만들어진 것은 아닌지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이 작품은 예술이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단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권력 관계와 대상화의 문제를 외면하지 않는다.

 


연극 <마우스피스> 공연 장면, 예스24아트원 2관. ©연극열전
연극 <마우스피스> 공연 장면, 예스24아트원 2관. ©연극열전



문화예술의 접근성에 대한 질문 역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예술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현실에서는 경제적·사회적·지리적 장벽이 존재한다. 작품은 예술이 특정 계층만의 전유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문제의식을 던지며, 모두가 향유할 수 있는 예술의 가능성을 고민하게 만든다. 이는 단순히 관람 기회의 문제가 아니라 누가 이야기의 주체가 되고, 누가 예술을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마지막 장면이었다. 리비의 이야기는 암전과 함께 끝나지만 데클란의 삶은 끝나지 않는다. 무대 위 이야기는 막을 내렸지만, 현실 속 인물의 삶은 여전히 계속된다. 이 장면은 예술이 현실을 완전히 담아낼 수 없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면서도, 동시에 우리가 무대 밖의 사람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생각하게 만든다. 작품 속 “공연을 본다는 건, 관객들의 심장박동이 맞춰지는 일이야”라는 대사는 공연의 본질을 가장 잘 보여준다. 공연은 서로 다른 사람들이 같은 공간에서 하나의 이야기를 경험하며 공감하게 만드는 예술이다. 그리고 <마우스피스>는 그 공감이 어디에서 시작되고 어디까지 허용되어야 하는지 질문한다. 그래서 이 작품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공연인 동시에, 예술이 사회에 던질 수 있는 의미 있는 질문들을 처음으로 진지하게 고민하게 만든 터닝포인트가 된 작품이다.



연극 <마우스피스> 무대 사진, 예스24아트원 2관. ©연극열전
연극 <마우스피스> 무대 사진, 예스24아트원 2관. ©연극열전

 


Minji K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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