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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왔든, 어떤 길을 걸었든, 어디로 가고 있든 당신의 꿈이 시작되는 곳! _ 뮤지컬 <헬스키친> 입문서

Yubin Yoon

Yubin Yoon

2026. 08. 04 18:07Views 6

지옥 주방? 음? 이게 무슨 작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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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을 잘 아는 나에게도 사실은 익숙하지 않았던 헬스키친! 뮤지컬 <헬스키친>은 그래미 16관왕 앨리샤 키스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이다.

주방? 아니! 배경은 1990년대 뉴욕 맨해튼의 실제 단지 "맨해튼 플라자" 라는 곳에서 시작된다. 실제 앨리가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이다. 엄격한 싱글맘 밑에서 자유를 갈망하던 17세 소녀 앨리가 음악을 통해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성장 뮤지컬이다.


이 작품이 특별한 건, 그냥 히트곡을 모아놓은 단순한 '주크박스 뮤지컬'이 아니라는 점이다.

'Fallin'', 'If I Ain't Got You' 같은 원곡들이 극 서사 속에서 완전히 새로운 의미를 입는다.

예를 들어 원래 연인의 사랑 노래였던 'No One'은 극에서는 오랜 갈등 끝에 화해하는 모녀 장면에 쓰이면서 뭉클한 유대의 노래가 된다.


2011년부터 13년간 개발됐고, 2023년 오프브로드웨이 퍼블릭 시어터 → 2024년 브로드웨이 슈버트 극장으로 이어졌다. 토니 어워즈 13개 부문 노미네이트, 2025년 그래미 베스트 뮤지컬 시어터 앨범상까지 받은 화제작이다.


한국 초연, 뭐가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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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24일, GS아트센터에서 비영어권 최초 라이선스 공연으로 막을 올렸다! 앨리샤 키스가 캐스팅부터 보컬 디렉팅까지 직접 관여했을 정도로 공들인 프로덕션이다.

가장 큰 차이는 역시 언어. 앨리 특유의 R&B·힙합 어법이 담긴 넘버들을 한국어 라임으로 새로 바꿔야 했다. 배우 김수하는 이 작품이 기존과 완전히 다른 발성과 안무를 요구했다고 밝힌 바 있다 _ 그만큼 한국 뮤지컬 배우들에게도 낯선 창법이라는 뜻이다.

공간의 차이도 있다. 브로드웨이 슈버트 극장이 1,500석대인 반면 GS아트센터는 1,211석, 브로드웨이보다 아담한 규모라, 소리가 넓게 '퍼지는' 느낌보다 관객을 바짝 '감싸는' 느낌이 강하다. 이게 사운드 체감에 은근히 큰 영향을 줘서 후기에 음향에 대한 아쉬움의 호불호가 많이 갈렸다.


춤추고 싶은 압도된 음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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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웨이 오리지널 사운드는 개러스 오웬(Gareth Owen)이라는, <MJ 더 뮤지컬>로 토니를 탄 베테랑 디자이너의 작품이다. 그는 오래된 브로드웨이 극장들이 애초에 대형 앰프 시스템을 염두에 두고 지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극복 과제로 꼽았고, 그 결과 관객이 소리를 귀가 아니라 '가슴으로 느끼게' 만드는 방향을 택했다.


극 초반 앨리가 42층 아파트에서 엘리베이터로 내려오는 동안, 층마다 다른 소리 (트럼펫 연습, 끝없는 피아노 레슨)가 겹쳐 들리는 연출이 대표적이다. 사운드 자체가 '맨해튼 플라자'라는 공간을, 그리고 그 안의 수많은 삶을 그려내는 장치인 셈이다.

한국 공연 개막 리뷰에서도 '살아있는 사운드'라는 표현이 자주 나왔다. 좁은 극장 특유의 밀착감 덕분에, 브로드웨이보다 오히려 더 물리적으로 와닿는 사운드 경험이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왜 'Empire State of Mind'가 최고의 엔딩일까


이 곡은 원래 2009년 제이지와 앨리샤 키스가 함께 부른, 뉴욕을 향한 송가다. 프랭크 시나트라의 'New York, New York', 빌리 조엘의 'New York State of Mind'와 함께 뉴욕을 상징하는 3대 곡으로 꼽힐 만큼 이미 익숙한 노래다.

극은 이 곡을 그냥 재현하지 않고 의미를 옮겨온다. 1막의 무거운 클라이맥스(인종차별과 공권력 폭력을 다루는 'Perfect Way to Die')를 지나, 아버지와의 화해와 멘토의 죽음까지 겪은 앨리가 마지막에 이르러 자신이 잃은 것과 얻은 것을 모두 끌어안고 부르는 곡이 바로 이거다. 그러니까 단순한 '뉴욕 찬가'가 아니라, 상실과 성장을 통과한 사람이 자기가 속한 도시와 공동체에 보내는 감사의 노래로 다시 태어난 셈이다.

무대 위에서도 전체 앙상블이 총출동해 가장 축제적인 에너지를 뿜어내고, 뒤편 스크린에는 뉴욕의 풍경이 투사된다. 극 전체를 통틀어 성부와 악기가 가장 많이 쌓이는 구간도 여기다. 서사의 긴장이 풀리는 순간과, 사운드가 가장 크게 터지는 순간이 정확히 겹치는 것이다. 이 곡이 유독 강렬하게 느껴진다면, 단지 익숙하고 신나는 곡이라서가 아니라 극 전체가 딱 이 지점을 향해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고민이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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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위아 씨어터 클럽 활동중 알게된 멤버분께서 주신 티켓 덕분에 초연 공연을 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앨리샤 키스의 노래들을 정말 좋아하는 입장에서 너무 재미있게 봤던 극이라, 주크박스 뮤지컬이 생소해서 고민중이라면 적극적으로 추천해본다.

일단 무대가 단순하면서도 공간의 엘리베이터 연출이나 소품이 인상깊었다. 뒤 스크린을 통해 뉴욕의 풍경을 다양하게 표현한 점들도 멋있었다.


10대의 사춘기 시절을 겪었던 모든 이에게 위로와 따듯함을 안겨줄 뮤지컬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작품을 봐왔지만, 음향에 압도당하고 감싸지는 기분을 처음 느꼈다. 콘서트에서만 볼 수 있는 흔히 "음향을 가지고 논다"라고 이야기하는 부분이 어떤 부분인지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 넘버인 'Empire State of Mind'가 정말 입이 닫아지지 않을만큼 무대에 압도되어 봤다.

극 전체를 아우르는 앙상블도 주의깊게 살펴보면 익숙한 얼굴들이 많았다. (케이팝스타 출신인 이미쉘 가수님도 앙상블로 참여하고 계시고, 중간에 멋진 랩도 하시니 꼭 주의깊게 볼것!!)

끝나고 가는 길에 여운을 길게 가지고 보니, 뭔가 뉴욕판 여자 디어에반핸슨 같았다..!


부모님과 자식의 소중함이 가득했던 가족극이라는 생각이 든다. (공연중 바빠서 자주 얼굴을 못보는 엄마가 너무 생각이 나서 울컥했던 장면이 정말 많았다)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그러는지 유독 어린 아이와 같이 보러 오신 부모님층이 많았다.

오랜만에 여름의 청량함이 깃들어있는 뮤지컬을 찾은거 같아서 재미있었다.


익숙한 팝송 한 곡이 맥락에 따라 이렇게 다른 얼굴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게 이 작품의 진짜 매력이다.

그리고 그 모든 감정이 마지막 'Empire State of Mind'에서 한 번에 터진다. 앨리샤 키스가 커튼콜에서 남긴 말처럼, 언어는 달라도 감정만은 똑같이 전해진다는 걸 확인할 수 있는 공연이다.

한국 공연은 11월 8일까지 GS아트센터에서 계속되니 앨리샤 키스의 노래를 좋아하고 들어봤다면, 그녀의 삶에 한번 흠뻑 빠져들어보길 바란다!


Yubin Yoon

어디서 왔든, 어떤 길을 걸었든, 어디로 가고 있든 당신의 꿈이 시작되는 곳! _ 뮤지컬 <헬스키친> 입문서 | IT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