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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렁스 '너랑 나, 그리고 우리의 작은 얼룩'

Chaewon Moon

Chaewon Moon

2026. 07. 29 11:09Views 2

언제 한 번, 남해에 가 천연기념물 후박나무를 본 적이 있다. 그때 처음으로 자연에 대한 경외감이라는 것을 느껴본 듯 하다. 인간보다 몇 배는 더 큰 거대한 크기, 하늘에 닿을 듯 높이 뻗어있는 가지, 풍성한 초록 잎사귀들. 이렇게나 큰 우주 안에서 나는 작은 존재인 것을, 연극 '렁스'의 대사를 빌려보자면 나는 우주 속 '작은 얼룩'에 불과한 것이다. 거대한 세상에 대해 두려움을 느꼈음에도 나는 아주 개인적인 다짐을 하나 하였다. 내가 아무리 작은 존재일지라도 치열하게 고민하며 나의 삶을 살아가겠다고.


마찬가지로 연극 '렁스'는 지구와 환경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하지만, 결국 우리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숨 쉴 틈 없이 돌아가는 인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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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의 구성과 등장하는 인물 모두 단순하다. 원형 무대 위, 이름을 알 수 없지만 평범한 연인처럼 사랑하는 두 남녀. 너, 나, 우리 모두가 될 수 있는 인물들. 남자는 여자에게 아이를 가지자는 말을 꺼낸다. 하지만 그 한마디는 단순히 출산에 대한 선택으로 머물지 않는다. 기후위기와 환경오염이 심각해지는 세상에서 새로운 생명을 맞이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개인의 행복과 지구의 미래는 충돌할 수밖에 없는 걸까. 작품은 거대한 환경 문제를 거창한 담론이 아닌, 가장 사적인 사랑의 대화 속으로 끌어온다. 생각해 보면 사랑도, 자연도 닮아 있다. 둘 다 우리에게 쉼을 내어주고, 살아갈 힘을 건네며, 아무 대가 없이 품어준다. 우리는 매일 공기를 들이마시고 사랑을 받으며 살아가지만,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잊고 살아간다.


숨 쉬어


쉴 틈 없이 돌아가는 인생에서 잠시 우리는 숨을 고를 필요가 있다. 숨을 고르며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을 다시 바라보고, 우리가 의지하며 살아가는 것들을 한 번쯤 생각해 보자.


우리가 남기는 발자국이 작은 얼룩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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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에게 변화가 일어날 수록 무대의 신발도 하나둘 쌓인다. 신발은 시간이 흐르며 두 사람이 걸어온 삶의 흔적이 되고, 동시에 지구 위에 남긴 발자국처럼 다가온다. 우리는 종종 스스로를 너무 작은 존재로 바라보는 것 같기도 하다. 내가 텀블러를 사용하는 것, 일회용품 하나를 덜 쓰는 것, 누군가에게 친절을 베푸는 것,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의심하기도 한다. 하지만, 세상을 바꾸는 것은 거대한 영웅의 선택만이 아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작은 결정들의 모여 누군가의 삶을 바꾸고, 사회를 바꾸고, 결국 세상을 움직인다. 환경을 위해서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든, 혹은 나 자신을 위해서든. 우리가 내딛는 발걸음은 결코 허공으로 사지지 않는다. 불확실한 세상 속에서도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애쓰는 마음,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남길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흔적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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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렁스>는 환경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하며, 동시에 삶에 대한 이야기다. 거대한 우주 속에서 우리는 작은 얼룩에 불과하지만 그 작은 얼룩이 모여 하나의 풍경을 만든다. 그래서 오늘도 우리는 숨 쉬고, 사랑하고, 고민하며 살아간다. 그 모든 작은 선택들이 언젠가는 누군가에게 닿을 것이라 믿으면서.


production photos ©연극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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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ewon M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