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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빨래> 어떻게 세계로 나아갔을까?

Hyeonmin Choi

Hyeonmin Choi

2026. 07. 29 11:24Views 2

공연예술의 역사나 비하인드를 파다 보면 꼭 마주치게 되는 한국 뮤지컬이 하나 있다. 바로 뮤지컬 <빨래>다. 2005년에 단 2주짜리 소극장 공연으로 시작했던 이 작은 극이, 지금은 한국을 넘어 아시아 전역을 울린 메가 히트작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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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웨이처럼 수백억짜리 자본이나 화려한 무대 장치, 스타 마케팅 하나 없이 오직 '이야기와 노래'의 힘만으로 국경을 넘은 셈이다. 서울 변두리 소시민들의 팍팍한 삶과 몽골 이주노동자의 애환을 다룬, 가장 한국적인 서사가 어떻게 글로벌 관객들의 마음을 열었을까?


인기 창작뮤지컬 '빨래' 16일 공주문예회관서 공연 - 충북과 나의 연결고리 '충북일보'


첫 시작은 2012년 일본이었다. 당시 한국 소극장 뮤지컬로서는 되게 이례적으로 일본 제작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현지 배우들이 출연하는 일본어 공연을 올렸다. 솔직히 처음엔 우려가 많았다고 한다. "과연 일본 관객들이 서울 달동네 정서나 한국의 이주노동자 문제를 자기 일처럼 공감할 수 있을까?" 싶었던 거다. 하지만 "빨래를 하면서 슬픔도 털어내고 얼룩진 꿈을 헹궈낸다"는 작품 고유의 메시지는 국경이 없었다. 위로가 필요한 건 국적 불문 모두가 마찬가지였으니까. 결국 일본 평단의 극찬을 받으며 수차례 재연됐고, 일본의 유명 극단과 협업하면서 현지화의 성공적인 선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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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 파도는 중국이었다. 2016년에 처음 중국에 갈 때는 한국 배우들이 자막을 띄우고 하는 투어 공연으로 상하이와 베이징 무대에 올랐다. 그런데 여기서 대박이 났다. 당시 급격한 도시화를 겪으며 고향을 떠나 베이징이나 상하이 같은 대도시로 몰려들었던 중국의 타향살이 청년들, 일명 '베이정' 세대가 이 극을 보고 폭풍 눈물을 흘린 거다. 보증금 아끼려고 서울로 상경한 주인공 '나영'이의 모습에서 완전 자기들의 현실을 본 거다. 덕분에 2017년에는 중국어 라이선스 공연까지 제작됐고, 한중 문화 교류가 꽁꽁 얼어붙었던 시기에도 중국 전역 투어를 돌며 콘텐츠 자체의 힘을 제대로 증명해 냈다.


뮤지컬 '빨래' 중국 라이선스 공연. 2017.06.26. / 뉴시스


뮤지컬 <빨래>의 글로벌 진출 역사를 보면서 느끼는 점은 명확하다. 결국 '가장 로컬한 것이 가장 글로벌하다'는 명제다. 거창한 무대 기술이 없어도 인간 본연의 외로움과 동시대의 아픔을 진정성 있게 어루만진다면, 언어와 문화의 장벽은 생각보다 쉽게 허물어진다는 걸 이 작품이 보여준다. 20년 가까이 누적 관객 100만 명을 돌파하며 롱런 중인 <빨래>의 여정은, 지금도 해외 시장을 고민하는 수많은 창작자들에게 가장 따뜻하고 확실한 이정표가 되어주고 있다.


[취재파일] 중국에서 본 한국 창작 뮤지컬 '빨래'


Hyeonmin 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