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스윙데이즈: 암호명 A>는 실제 제 2차 세계 대전 당시 일본을 상대로 한 미국 OSS의 비밀첩보작전이었던 ‘냅코 프로젝트’, 그리고 유일한 박사의 독립운동을 모티브로 제작되었다. 자금을 대주던 평범한 사업가에서 직접 현장에서 목숨바쳐 독립운동에 뛰어들기까지의 ‘선택‘의 과정에서의 변화를 그리며 전쟁의 고통과 전쟁으로 인해 아픔을 겪는 평범한 사람들, 그리고 이들의 평범함을 지키기 위한 숭고한 선택을 보여준다.
주인공 유일형(유일한 박사 모티브 인물)은 처음에 ”왜 이렇게 목숨을 걸어? 당신같은 사람 한두명 나선다고 뭐가 달라지는데?“ 라고 말한다. 그런 그에게 독립군 ’베로니카’는 일침을 날리고, 이후 나가는 그 순간 숨어있 던 일본군에 처형당한다. 그 후 베로니카의 환영은 일형을 끝없이 따라다니는데, 일형은 그녀에게 하지 못한 대답을 증명하려 자신의 방식으로 노력하지만 소중한 것들을 하나씩 잃게 되며 이야기가 이어진다.
극 중 ‘꿈꿀 수 있게’ 라는 베로니카와 호메리(유일형의 아내 역)의 듀엣 넘버가 있다. 당시 제약회사를 운영하던 유일형에게 예전 동네 친구였던 일본군 중좌 야스오는 전장의 소년병들이 고통을 잠시라도 잊게 하기 위해 약을 달라고 요청하게 된다. 이에 적국을 돕는 결정을 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에 빠진 그에게 의사였던 호메리는 소년병들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며 넘버가 시작된다.
원한 적 없는 전쟁에 아무 도움도 받지 못하고 숨도 쉴 수 없는 상상 못할 괴로움에 빠진 소년병들, 그들은 지금도 그 어딘가에 고향을 그리면서 죽음의 갈림길에 매달려 꿈을 꾸고 있을 것이라 말한다. 고통스러운 전쟁 속에서 그 고통을 견딜 수 있게, 원한 적 없는 그 두려움을 견딜 수 있도록 할 그의 결정을 그녀는 응원하게 된다.
이 넘버의 배경은 호메리가 일하는 소아과 병원이다. 사람들은 줄을 지어 치료받고 있고, 목발을 짚고 주사를 맞으며 평화롭게 쉬고 있다. 호메리가 노래를 시작하고 그 다음 소절이 시작되는 순간 연기 속에서 베로니카의 환영이 등장하며 모든 조명은 빨간색으로 변한다. 그 순간 짚고있던 목발은 무기가 되고 들고 있던 주사기는 칼이 된다. 평화롭던 병원에서, 순식간에 싸우고 서로를 죽이는 전쟁터로 전환되는 것이다. 닥터 호메리의 파트가 시작되면 다시 장면은 병원으로 바뀌고, 곧이어 다시 베로니카의 차례가 되면 또다시 전쟁터로 바뀐다.
‘꿈꿀 수 있게’ 넘버 후반의 듀엣 힙창 파트에서는 유일형이 빨간 실루엣 속에 들어가 서로를 죽고죽이는 그림자들을 하나씩 떼어놓는다. 내려치기 직전에 멈춰있는 목발을 내리고, 서로에게 날아가는 주먹을 분리시킨다. 전쟁을 막고 평범한 이들의 고통을 멈추기 위한 그의 결정을 이 행동을 통해 암시한다.
이 때, 베로니카의 가사 타이밍에 빨간 조명 안의 실루엣 속에서 멈춰있는 앙상블들의 모습은 피카소의 명화 <게르니카>를 모티브로 한 장면이다.
<게르니카>는 1937년 4월 26일 스페인 내전 당시, 독일군이 스페인 게르니카 지역 일대를 24대의 비행기로 폭격하는 참상을 피카소가 신문으로 보고 그린 그림이다. 부상당하고 절규하는 사람들이 그려져 있는 이 그림은 전쟁의 참상과 아픔을 잘 보여주는 그림으로, 극의 메시지와 이어짐을 알 수 있다.
또한 넘버 직후의 장면이 일본군의 비행기 자폭 전술이었던 카미카제 장면인만큼 그 연결성을 더하며 후의 내용을 암시하기도 한다.
단지 암호명으로 기록되어있던 냅코프로젝트의 독립운동가들은 시간이 지난 후에야 그 이름과 기록이 기억되었다고 한다. 이 극은, 궁극적으로 우리가 기억해야 할 아름다운 선택에 대해 이야기한다.
뮤지컬 <스윙데이즈: 암호명 A>는 7/5(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화려한 시각적인 효과와 더불어 장면 속에 숨어있는 모티브를 발견해보며 관극해보기를 추천한다.
공연 사진: 컴퍼니 연작
